험난한 앞길

어두운 터널의 끝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이 비추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와 도시에서 코로나 확산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하락 추세로 돌아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뉴욕주, 루이지애나주, 뉴저지주 주지사는 조심스럽게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망자 수'를 금융시장의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현재 투자자 심리를 좌우하고 있는 것은 사망자 수입니다. COVID-19 사망자 수의 감소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제압하기 시작했음을 뜻합니다. 전체 치명률은 4월 초의 14%에서 어제 7%까지 하락했습니다. 3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 수로 떨어진 것입니다.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의 감소로 어제 S&P 500 지수와 다우 지수가 7% 이상 급등하는 등 미증시는 2차 세대대전 종전 이후 8번째로 가파른 랠리를 펼쳤습니다. 현 단계에서 시장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재평가하고 있지만, 제 생각에 추가적인 상승을 정당화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는 판단입니다.

현 단계에서 위험자산을 매수하는 투자자는 V자 반등이 될 것으로 믿는 것 같습니다.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FOMO(랠리 소외 공포)', 극단적 경기부양 패키지도 과도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글로벌 경제, 기업실적에 미치는 피해 규모와 다음주 각국이 어떤 전략을 펼칠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대로 된 치료제나 백신 없이는 도시 봉쇄 조치가 재개될 수 있고 글로벌 경제가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애널리스트의 전망치 산포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기업실적 전망도 매우 어둡습니다.  투자자들은 경제지표 부진과 기업도산 등 앞으로 닥칠 여러 악재를 소화해야 하므로 앞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V자가 아닌 U자 반등일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세상은 상당기간 이전과 다른 모습이 될 것입니다. 사회적 행동이 평소 상태로 복귀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므로 서비스 부문은 계속 고전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코로나 위기가 극복되고 과거의 기억으로만 남길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